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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 지하벙커, 예술품 '지하궁전'으로 변신하나

 최근 국립한글박물관 화재 사고로 문화재 보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경북 경산에 위치한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지하벙커가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예술품 수장고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19일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은 수장고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산 화폐본부 내 지하 2층, 6292㎡(약 1900평) 규모의 지하벙커를 미술품 수장고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공간은 1975년 전시 대비 화폐 보관을 위해 만들어진 지하벙커로,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수년간 수집품 증가와 수장 공간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존 수장고는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워 추가 작품 수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최근 국립한글박물관 화재를 계기로 문화재 보관 시설의 안전성과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국립현대미술관은 조폐공사 지하벙커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조폐공사 지하벙커는 견고한 구조와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예술품 보관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하 공간 특성상 온도와 습도 유지에 유리하며, 외부 환경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예술품의 장기 보존에  매우 적합하다. 또한 별도의 신규 시설 건립 없이 기존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경제적인 이점도 있다.

 


조폐공사 역시 디지털 화폐 시대 도래와 함께 종이 화폐 사용이 감소하면서 유휴 공간 활용 방안을 모색해 왔다. 조폐공사는 지하벙커를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로 제공함으로써 국가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중앙 집중형 수장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지방 분산 보관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폐공사 지하벙커는 접근성이 뛰어나 관리 및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으며, 오히려 체계적인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국가적 중요 자산인 문화재를 안전하게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조폐공사의  지하벙커가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