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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풀리자 코스피 와르르.."이차전지株 직격탄"

공매도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는 주가 거품을 제거하고 시장 유동성을 증가시키는 순기능이 있지만, 특정 종목에 대한 과도한 공매도가 주가 급락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금융당국은 2023년 11월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며,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했다.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도입해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고, 개인과 기관의 대차·대주 거래 조건을 일원화하는 등 제도를 정비했다. 또한,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는 부당이득의 최대 6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을 강화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글로벌 투자은행(IB) 14곳 중 13곳에서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고 총 83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 수량’이 코스피는 20%, 코스닥은 40%가량 증가해 공매도 시행을 앞둔 투자자들의 준비가 확인됐다. 공매도 재개가 발표된 이후, 일부 종목의 대차잔고 비율이 급증하며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31일 증시는 공매도 재개의 영향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오전 9시 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7% 급락하며 2500선이 무너졌고, 이후 낙폭이 더 커지면서 2.46% 하락한 2495.08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2.22% 내린 678.33에서 거래됐다.
특히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포스코퓨처엠(-5.99%), POSCO홀딩스(-4.28%), SK이노베이션(-3.72%), 삼성SDI(-3.71%), LG화학(-3.57%) 등이 급락하며 공매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5.31%), 에코프로(-8.63%), 엔켐(-6.10%) 등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공매도 재개가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제도 개선과 수급 정상화, 시장 효율성 제고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은행, 2차전지 등 대형 업종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아 수급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한국 증시가 글로벌 대비 저평가 구간에 진입한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수급 개선과 함께 증시 회복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매도 재개를 시장이 적응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시장 효율성 증대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 이후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에는 공매도 대안이 없는 종목이 많아 일부 종목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5월 31일까지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도를 한시적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공매도 재개로 인한 시장 변동성이 불가피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주가 변동에 휘둘리기보다는 기업의 실적과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