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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화장품 전쟁'..다이소·편의점 이어 이마트 참전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초저가 화장품’ 시장이 새로운 성장 축이자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다이소에 이어 편의점, 그리고 대형마트 1위 사업자인 이마트까지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한 소비 트렌드 속에서,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은 5000원 미만의 화장품을 앞세워 소비자 발길을 끌어오고 있다.

 

이마트는 21일 LG생활건강과 손잡고 단독 브랜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은 스킨케어 5종, 스페셜케어 3종 등 총 8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콜라겐, 바쿠치올, 글루타치온 등 피부 탄력과 브라이트닝에 효과적인 성분을 담았다. 가격은 모두 495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돼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해당 제품은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자사 온라인몰인 SSG닷컴에서도 판매된다.

 

이 브랜드는 LG생활건강이 2005년부터 운영해온 자연주의 브랜드 ‘비욘드’의 세컨드 브랜드로, 이마트와 LG생건이 함께 가성비 중심 소비자를 겨냥해 재편한 결과물이다. 이마트가 먼저 초저가 화장품 협업을 제안했으며, LG생건은 기존 비욘드 브랜드의 이미지와 유통 채널 친화성을 감안해 협업에 응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측은 “초저가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어 소비자 반응에 따라 향후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황 부진 속에서 지난해부터 초저가 전략과 매장 리뉴얼 등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번 협업 역시 오프라인 유입을 늘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화장품은 1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여성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는 핵심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이처럼 대형 유통채널들이 주목하는 배경에는 다이소의 고공 성장세가 있다. 다이소는 수천 원대 가격으로 구성된 초저가 화장품 라인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다이소의 매출은 3조9689억 원, 영업이익은 37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7%, 41.8% 증가했다. ‘VT(리들샷)’, ‘손앤박(컬러밤)’, ‘태그(쉐딩, 쿠션)’ 등 인지도 있는 브랜드 제품이 입점하면서 품절 대란까지 이어졌다. 다이소의 뷰티 제품 매출 신장률은 144%에 달하며, 현재 보유한 화장품 브랜드만 60개, 제품 수는 500여 개를 넘는다.

 

이 같은 흐름에 편의점 업계도 적극 가세하고 있다. 기존에는 여행이나 긴급 상황에서 주로 구매되던 편의점 화장품이 이제는 저렴한 가격과 가성비를 앞세워 본격적인 소비 대상이 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화장품 매출이 46% 증가했으며, 3000원대 기초 화장품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무신사의 PB브랜드 ‘위찌’와 손잡고 색조 화장품 테스트 판매에 들어가며 시장을 넓히고 있다. 주요 점포에는 뷰티 특화 매대를 설치해 체험과 판매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CU도 지난해부터 ‘엔젤루카’와 협업해 기초 화장품을 선보였고, 올해 들어 색조 라인까지 확장했다. 립틴트와 립글로스를 파우치형으로 출시해 휴대성과 실용성까지 고려했다. 가격은 모두 3000원으로 책정돼 초저가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 편의점, 생활용품점까지 초저가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면서,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됐다. 기존에는 중소 뷰티 브랜드에 의존하던 저가 시장에 이제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같은 대기업까지 뛰어들면서 품질과 신뢰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인하대 이은희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초저가 제품 선호가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시장이 프리미엄과 초저가로 양극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유통업계는 이제 가격과 품질, 유통 채널을 아우르는 초저가 화장품 경쟁의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 셈이다.